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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편이 아니라, 네 년이 변태야  

남편이 아니라, 네 년이 변태야              이미지 #1
영화 <레드카펫>
 
결혼한 지 2년이 된 Y가 어느 날 심각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. “나 상의할 게 좀 있는데."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라 주저하는 그녀. 결혼한 지 2년 된 여자가 심각한 목소리로 상의할 게 있다면 내용은 뻔하다.
 
“왜, 남편이 바람 폈어?”
 
아니란다. 자기 남편은 자기밖에 모른단다.
 
“그럼 뭐야? 급하게 돈이 필요해?”
 
그것도 아니란다. 하긴, 가진 게 돈밖에 없는 계집애니까.
 
“답답하니까 그냥 얘기해 봐. 아무한테도 말 안 할게."
 
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기로 했으면서 지금 이렇게 만천하에 알릴 수밖에 없는 그녀의 속사정은 이랬다.
 
“남편이 자꾸 입으로 해달라는데, 난 죽어도 못하겠거든. 안 그랬는데 갑자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.”
 
“아직까지 한 번도 안 해봤어?”
 
“응.”
 
 “이제부터 해 보지 그래. 오럴도 없이 섹스가 재미는 있니?”
 
“웬일이야. 무슨 포르노 찍냐? 그런 걸 왜 해?”
 
오 마이 갓.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, 명색이 ‘오르가즘찾기운동본부’ 본부장의 친구가 오럴 섹스를 포르노에서만 하는 짓이라 여기고 있다니...
 
“아무튼 문제는 그게 아니고, 내가 싫다고 했더니 남편이 그럼 대신 거기... 거시기... 항문에다가 한번 해 보고 싶다는 거야.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는 식으로. 우리 남편 갑자기 왜 이러니? 완전 변태 같아. 그런 사람인 줄 몰랐는데...”
 
“나한테 무슨 얘길 듣고 싶었는지 모르지만, 내가 네 남편이라면 너랑 섹스하는 거 되게 재미없을 것 같아.”
 
좀 심하다 싶긴 했지만, 친구에게 필요한 건 한순간의 맞장구나 위로가 아니라, 좀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볼 기회였다.
 
그녀는 기분이 나빴는지 잠시 말이 없었다. 하지만 남편을 변태로 몰아봤자 결국 자기 손해다. ‘내 남자만 이상한 게 아니라 다른 남자도 다 그렇고, 어쩌면 남들도 다 그러고 산다. 어쩌면 내가 너무 보수적이었을 수도 있다.’ 라고 생각하는 편이 훨씬 속 편하다. 그리고 그게 상당 부분 진실이기도 하다.
 
현명한 그녀도 결국 입을 열었다.
 
“사실 나도 한편으론 고민이야. 내가 거절하면 남편이 그런 거 해보고 싶어서 바람 필까 봐.”
 
“그렇게 걱정되면 오늘 가서 한번 해 줘. 그렇게 소원이라는데… 깨끗이 닦으라고 하고 잼 발라서 하면 생각보다 괜찮을 거야.”
 
사실 싫은 걸 억지로 시킬 수는 없다. 다른 것도 아니고 섹스할 때 강요와 강압이 개입되면 아무리 부부 사이라도 자칫 강간이 될 수도 있다.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싫더라도 상대방이 원하는 것에 대해 마음을 열고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. 그 나이 먹도록 오럴을 한 번도 안 해봤다니, 그게 말이 되는가? 일단 하는 데까지 해 보고 정 안되면 “미안해. 안 되겠어”라고 하라고 시키며 나는 오럴섹스에 적합한 잼의 상표까지 알려줬다.
 
며칠 후 그녀는 느닷없이 밥을 한 끼 사겠다며 밝은 모습으로 나타났다.
 
“사실 좀 비위는 상했지만, 생각만큼 이상하지는 않더라구. 하는 시늉만 좀 하려 했는데 남편이 너무 좋아해서 계속해줬어. 열심히 하는 모습이 귀엽다나 뭐라나. 히히히.”
 
오랜만에 남편과 연애 모드로 돌아간 것 같다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는 그녀. 그녀는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.
 
“근데 정말 남들도 그러고 사니?”
 
“아니, 남들은 절대 그런 거 안 해. 넌 정말 변태야.”
 
“어우 야.”
 
여자들 특유의 앙큼을 떨며 웃던 내 친구.
 
그 후로 1년이 지난 지금, 그녀는 얼마 전에 국제전화를 걸어 삼박한 바이브레이터 있으면 하나 선물하라고 협박을 해 댔다. 역시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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